내일은 18대 대통령 선거일. 내가 표를 던지는 두 번째 대선일이다. 이번 대선만큼 전운이 감도는 대선이 또 있나 싶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언론들은 보수와 진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노년층과 젊은층 등 국민들을 양분하여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모두 옳지 않다. 가치와 이념을 떠나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설 수 있는 사람에게 표를 던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외세에 의해 나라를 되찾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국가와 국민의 의미가 무엇인지, 민주주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내부에서 할 시간이 없었다. 특히 선거권은 치열한 투쟁을 거쳐 간절한 마음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그저 주어졌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뽑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 왜 내가 굳이 투표소까지 가서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투표하는 것이 권리라면 투표하지 않는 것도 개인이 가진 권리라는 것이다.

  청년실업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면접은 기업이 구직자를 고르는 것만이 아니라 구직자도 기업을 고르는 쌍방향적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취업시장이 이렇게 어려운 마당에 고를 상황이 되나? 되면 무조건 간다. 우리는 직장상사도, 회사대표도 고를 수 없다. 누군가가 그만두지 않는 이상 함께 지내야 한다. 신기한 것은 우리동네를 대표하는 정치인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심지어는 대통령까지도! 선거권은 우리에게 주어진 임명권이다. 5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대통령 임명권을 포기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선거철만 되면 시장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서민의 음식이라며 떡볶이를 먹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면서 자기들이 국민의 종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당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에 철판을 까는 정치인들을 보면 속이 터져 참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반성없이, 아무런 고민없이 정치인은 다 똑같은 거라고 아무나 되라는 태도는 더 참을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외세의 침입 속에서도 고유의 문화를 존중하고 지키려고 하는, 정신적으로 성숙되고 올곧은 분들이었다. 나라를 사랑했고 후손들을 생각했다. 그런 분들이 우리의 조상이니 지금 우리도 분명 그러할 것이다. 단지 과거에 몇 백년에 거쳐 했어야 할 투쟁과 고민들을 하지 않아 지금 하는 거라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서로 싸우고 아파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중은 우매하지만 우매한 대중들을 깨우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12월 1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무리 춥더라도 투표소로 가자.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나 하나로 인해'로 바뀔 수 있음을 우린 유치원에서부터 들었다. 5년동안 후회하지 말고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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