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지브리의 작품들을 좋아하고, 그래서 전시를 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전시. 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을 했거나 이에 관한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지브리의 레이아웃 구성 방식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전시 취지대로 '비밀설계도'를 엿볼 수 있는 기회.


  나는 전자에 속했기에 용어 설명부터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시된 레이아웃에는 일본어가 쓰여 있었는데 극히 일부만 번역을 해서 설명을 해둬서 답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몇몇 사람들은 돈이 아까웠다, 괜히 갔다는 등의 부정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나도 갈까말까 고민을 했다. 1인당 1만5천원이라는 돈은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알폰스 무하 전을 갈까도 했으나 결국 지브리 행. 가길 잘했다.


  왜냐? 홍보대행사에서 흔히 행하는 보도자료 배포, 홍보동영상 제작, SNS 관리 등 대중이 보기에는 하나의 결과물에 불과한 것들이 많은 사람들의 밤샘과 야근으로 점철된 작품이듯 지브리의 애니도 툭하고 나온 '만화'가 아님을 재차 느꼈기 때문이다. 기획자의 생각과 전개방향 등 모든 핵심을 담고 있는 레이아웃들을 보자 마치 내가 일개 그래픽 디자이너나 채색팀 막내가 된 것처럼 짠해졌다. 또 깨달은 것은 인물이나 물체의 이동속도도 미리 정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감이나 숫자와 친해야 한다는 것. 아, 앞으로 지브리를 포함한 모든 애니를 볼 때 여러가지가 신경쓰일 것 같다.



2013년 7월 22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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