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냐, 현실이냐. '빅 픽처'는 계속 내게 물었다. 꿈은 언제나 가난하고 힘들다. 현실은 풍족하며 보기에 좋다. 개인은 꿈을 원하지만 현실에 머무른다.


  '빅 픽처'의 주인공인 변호사 벤은 부인인 베스와 아들 애덤과 조시가 있다. 겉보기에는 부러움을 살만한 중산층 가정이지만 문제가 있다. 베스 본인은 작가의 꿈을 벤과 결혼하면서 잃었다고, 벤이 자신의 삶을 앗아갔다고 생각한다. 둘 사이의 골은 깊다. 베스는 벤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다. 그러던 중 벤은 베스와 옆집남자 게리가 불륜에 빠진 것을 알게 된다. 홧김에 벤은 게리를 죽이게 되고 게리의 삶을 대신 살겠다고 다짐한다. 벤은 젊은시절 사진가의 꿈을 꿨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로스쿨에 가 변호사가 됐고, 여전히 그 꿈을 버리지 못하고 사진기를 모은다. 게리는 신문사마다 퇴짜를 맞았지만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었고 그의 자리를 본인이 차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는 몬태나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내가 벤이 된 것 같았고 나는 이미 벤이었다. 멀어져가는 부인에 벤은 답답해했고, 아버지와의 과거를 생각하며 벤은 그리워했으며, 부인의 불륜을 알게 되고 분노했다. 게리를 살해하고 시체를 처리할 때 '벤, 안돼!'라고 외친 것도 잠시, '벤, 조심해!'라고 응원(!)하게 되었다.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벤은 어느새 꿈을 좇는 우리의 '대리인'이 되었다.


(수정중)


['제가 전에는 그토록 하찮게 생각했던 삶을 제발 되돌려주십시오. 아무런 기쁨 없이 멍했던 통근 길, 한심한 의뢰인들을 바라보며 보낸 지긋지긋한 근무 시간, 집안 문제, 부부 문제, 불면의 밤, 내 아이들을 제발 다 돌려주세요. 더 이상 다른 삶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더 이상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딱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2013년 1월 27일,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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