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시작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부부처든 공공기관이든 일반기업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를 운영하는 것이 홍보의 덕목으로 여기게 된 것 같다. 그러나 SNS 채널을 통해 정책이나 제품을 알리고 운영자 혼자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이 SNS를 활용한 홍보는 아니었다. 댓글 이벤트를 열고 당첨자에게 별다방의 커피 쿠폰을 나눠주는 것은 더욱 아니었다. RT나 좋아요 횟수만 올라가면 성공이다? 돈만 있으면 매체 최고치로 잡아서 광고 때리는 거랑 다를게 뭘까? '소셜 크리에이티브'는 그동안 내가 SNS 홍보 혹은 SNS 마케팅에 대해 가졌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SNS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다며 반가워했지만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했다. 그러던 중 트위터가 여론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정치인과 이와 관련한 인물들이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들와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앞다투어 계정을 만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까지 가세하자 사람들은 싸이월드를 버리고 페이스북으로 대거 이동했다.


  사촌동생과 연락하기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시작했던 나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SNS를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트위터는 정치적 담론의 소통채널이 되었고, 페이스북은 광고만 가득한 곳으로 변해버린 것 같다. 외국에서는 SNS를 지인과 소통하기 위해 활용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고 효과적인 SNS 마케팅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소셜 크리에이티브'는 SNS가 기존의 인간 관계를 눈에 보이게 했을 뿐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누군가가 팔로잉 하고 있거나 좋아요를 한 페이지는 그 사람이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그것을 따라가면 타깃에 맞는 마케팅이 가능하다. 또한 모르는 사람이 '이게 좋아'라고 말하는 것보다 아는 사람이나 친구가 '이게 좋아'라고 말하는 것을 사람들은 더 신뢰한다. 소셜 마케팅은 이런 관계에 주목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다.


  책은 국내외 소셜 마케팅 사례를 제시하며 본인의 일로 느끼게 하고 행동을 유발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소셜 마케팅을 자동차 엔진에 비유하며 '흡입(Intake)', '압축(Compression)', '폭발(Power)', '배기(Exhaust)'의 4단계에 맞춰 기획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단계 흡입은 다양한 조사,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2단계 압축은 '소셜 콘텐츠 삼각형(Social Contents Triangle)' 모델에 따라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다.(KNOW-Relevance, SHARE-Usefulness, PLAY-Fun) "KNOW"는 제품을 알리기 위해 제품이나 브랜드의 속성과 연속성이 높은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SHARE"는 공유 가치, 공익적 성격을 가진 대상을 이에 적합한 집단에 알리는 것이다. "PLAY"는 소비자들의 감정에 집중하여 제품 혹은 브랜드에 대해 호감을 갖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3단계 폭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거나 이슈를 활용하여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확산시키는 것이다. 4단계 배기는 폭발 단계에서 생긴 추진력을 지속시키고 다음 추진력을 얻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다. 모니터링을 통해 발전, 보완할 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감으로만 짐작했던 소셜 마케팅을 명확한 단어로 알게 되었고 이것을 단계에 맞춰 기획하는 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던 책이다. 무조건 수치만 늘리고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쿠폰만 뿌리는 온라인 마케팅이 아닌 사람들이 동참하고 개인이든 사회든 어느 부분에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셜 마케팅을 진행해보고 싶다. SNS는 원사이드 채널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실전화기와 같은 것이다. 우리는 그 실에 어떻게 어색하지 않게 새로운 무언가를 붙여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p.19

  SNS를 통해 보여지는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 행동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 SNS라는 새로운 매체가 눈에 보이지 않던 커뮤니케이션을 눈에 보이도록 바꿔놓았다는 점이 변화의 핵심이다. 즉 매체가 변화된 것이 아니라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커뮤니케이션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인 네트워크가 보이게 됨으로써 '사람'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p. 209

  앞으로의 크리에이티브 기획서는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여 소비자를 설득시킬 것인가'가 아닌,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하여 우리의 브랜드에 끌리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3월 말 읽음


사진 출처: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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