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평해전(2015)
감독 : 김학순
출연 : 김무열, 진구, 이현우, 이완, 이청아 등
평점 : ★★★
관람 : 2015년 6월 24일(수) 롯데시네마 안양
* 스포주의
2002 한일 월드컵으로 한반도는 뜨거웠다. 대한민국과 터키의 3·4위전이 열린 6월 29일, 연평도 부근에서는 북한과의 교전으로 젊은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영화는 행복한 모습의 그들의 일상과 함께 교전 당시의 상황을 담담하고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참수리 357호로 전임 온 박동혁 상병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월드컵 당시 TV 뉴스를 보여주는데 시청 앞과 광화문에 모여든 시민들의 함성소리가 우렁차다. 이어서 헬기에 실린 젊은 군인이 바다에 있는 배를 보며 과거를 회상하면서 시작.
의무병인 박동혁 상병은 참수리 357호가 낯설다. 이병장이 괜한 트집을 잡아 마마보이라는 둥 괴롭히기는 해도 동기인 권기형 상병도 있고 무엇보다 조타장인 한상국 중사가 친형처럼 챙겨줘서 괜찮았다. 참수리의 수장으로 부임 온 장정 윤영하 대위는 원칙을 따지는 천상 군인. 거듭되는 훈련에 지쳐가는 장병들이었지만 밤에 몰래 꽃게라면을 끓여먹기도 하며 서로를 다독였다. 물론 윤대위에게 걸려 몇 젓가락 하지는 못했지만. 어떤 이의 소중한 남편이자 아빠이자 아들인 그들은 남침한 북의 공격을 받고 속수무책으로 쓰러져갔다.
'연평해전'은 북한과 벌어진 긴박한 상황을 사실적이고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6·25 전쟁이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연평해전도 한반도 전체가 월드컵의 열기에 빠져 있는 2002년 6월 29일 토요일 오전 아차 하는 순간 벌어졌다.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다.
영화를 관통하는 두 가지 큰 소재는 장병들의 평범한 일상과 정부의 무능력함이다. 윤영하 대위의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되고 군인들과 인사를 나눈 후 TV 뉴스를 보게 되는데 대통령이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일본에 갔다고 보도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에 대한 이야기만 다루었어도 충분한 영화에 억지로 끼어맞춘듯한 설정은 마치 소중한 생명들이 북한의 공격에 아파했고 정부는 나 몰라라 했다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느낌이다. 정부의 무능력함은 익히 영화 앞부분에서 교전수칙, 무슨 일이 있어도 선제공격은 금지한다는 점들을 들어 강조하고 있다. 물론 전사자와 유족들, 부상당한 군인들을 충분히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현 정부를 옹호하는 세력이 무조건적으로, 정치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보도록 프레임을 짠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분명 참수리 357호에 승선한 군인들은 잊지 않고 기억되어야 마땅하고 나라를 지킨 고마운 존재임은 틀림이 없다. 이제는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이로 인한 정치적 파장까지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나도 때가 많이 묻은 건가도 싶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나도 가족이 생기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박상병이 한중사가 인양되는 뉴스를 보고 나서야 전우들의 품으로 가게 되었을 때, 오열하는 박상병의 어머니의 모습이 왠지 나와 같아서 영화를 보고 잘 흘리지 않던 눈물이 쏟아졌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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