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2014)

감독 : 마크 웹

출연 : 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등

평점 : ★★★☆

관람 : 2014년 4월 25일(금) 롯데시네마 안양

         2014년 5월 1일(목) CGV 용산




* 스포주의


  과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피터는 정말 찌질하고 슬픈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피터는 역시 가난하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언제나 자신감과 장난끼가 넘쳤다. 그런 피터가 얼굴은 조금 더 주름지고 지쳐보이긴 했지만 더 젊은 감각으로 돌아왔다. 어메이징하게! (사실 어메이징 시리즈의 피터가 원작에 가깝게 스크린에 옮긴 것이니 원래 피터의 성격은 깨방정)


  스파이더맨이 뉴욕 시내를 활강하며 영화는 시작한다. 일반으로 보며 이 장면은 꼭 3D로 다시 봐야지 싶었는데 3D 스크린으로 보니 내가 마치 스파이더맨이 된 것 같았다. "내가 하늘을 날고 있어요! 와우!" 시작부터 어메이징했던 스파더맨은 졸업식 날까지 악당들을 혼내주느라 바쁘다. 기존의 영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악당의 차에 몸이 밀려가는 상황에서도 그웬의 전화를 능청스럽게 받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졸업식 장에도 피터의 이름이 몇 번씩 불리고 나서야 겨우 나타난 피터는 사람들 앞에서 그웬에게 자연스럽게 입을 맞춘다.






  그런 밝은 피터는 위기를 맞게 된다. 첫째, 피터와 스파이더맨 사이의 이중생활로 그웬과 잠시 헤어진다. 둘째, 옛 친구인 해리에게 정체를 들키고 오해를 사 원수가 된다. 셋째, 그웬이 죽는다. 첫번째 경우는 서로 헤어질 수 없음을 깨닫고 다시 만나 해결된다. 둘의 사랑싸움에 관객들은 원치 않게도 왕따가 되었지만 행복한 둘의 모습을 보니 좋을 뿐이다.


  문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다. 유전적 이유로 고블린이 되어가는 해리는 스파이더맨의 피가 자신을 구할 유일한 해독제라고 생각한다. 피터는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 피터로서도 거부를 하고 스파이더맨으로서도 거부를 한다. 문제는 자신의 부탁을 거절한 스파이더맨이 어린시절 친구인 피터임을 알게 된 후인데, 아마 서러움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난으로 야기된 분노가 피터에게 쏠리게 된 것 같다. 피터가 해리에게서 그웬을 구했다고 안심할 찰나, 떨어지는 그웬이 거미줄의 반동과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목이 부러져 죽고 만다.(마블 코믹스를 보면 이 사건 후 피터는 사람을 구할 때 거미줄로 잡지 않고 본인이 직접 사람을 안는다고 한다.) 해리와의 관계는 2편을 이끌어가는 핵심요소이며, 그웬의 죽음은 3편부터 이야기를 이끌어갈 요소가 될 것 같다. 피터에게 그웬은 삶의 이유였을 것이다. 삼촌이 죽고 힘든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이유는 그웬이 있었기 때문. 피터는 비가 와도, 낙엽이 떨어져도, 눈이 와도 그웬의 묘비 앞을 떠나지 않았다.





  피터가 일렉트로와 발전소에서 한 마지막 대결에서 일렉트로가 전기를 뿜어낼 때마다 웅웅대는 진동소리가 락밴드 공연을 떠올리게 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기에 나올 수 있는 감각적이고도 젊은 느낌의 대결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피터가 그웬의 죽음 후 어떤 변화를 겪을지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메리 제인의 역을 누가 맡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엠마 스톤이 염색하고 얼굴에 점 붙이고 나오면 안 되느냐고 하는 네티즌들의 투덜거림이 밉지 않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해리와 그웬 말고도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된 것이 피터를 변화시키는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버린 줄 알았던 아버지는 사실 과학자로서의 윤리의식을 지키다가 피터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삼촌에게 보낸 거였고 돈에 눈이 먼 사람들에게 살해당한 거였다. 피터 아버지의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과 아버지의 영상편지를 읽는 장면에서 묘한 전율이 흘렀다.


  +) 누가 해리를 그렇게 이상하게 분장시켰어....... 부들부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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