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014)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출연 : 휴 잭맨,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할리 베리 등

평점 : ★★

관람 : 2014년 5월 31일(토) 롯데시네마 안양




* 스포주의


  엑스맨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모두들 신선함에 깜짝 놀랐다. 상상 속에만 있던 초능력자가 눈 앞에 나타난 느낌이었다. 후속작들이 나오며 점점 열기가 식어갔다. 그러던 중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개봉했다. 퍼클은 엑스맨 시리즈의 프리퀄로 찰스 자비에와 매그니토의 관계와 엑스맨의 탄생을 보여주는 영화다. 엑스맨 팬들과 대중은 걸작이 탄생했다며 극찬을 했다. 3년이 지나 개봉한 것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부제대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내용인데,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리셋' 혹은 '다시 시작'이 핵심단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미래인 2023년은 암울하다. '센티널'이라는 이름의 로봇은 뮤턴트들과 뮤턴트에 우호적인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죽인다. 센티널은 상황에 맞춰 자신을 변화하기 때문에 공격을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찰스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현재 매그니토와 함께하고 있는 미스틱의 유전자가 센티널 탄생의 기초가 되었다. 찰스와 매그니토는 힘을 합치고 타임 트래블 텔레포트 능력이 있는 키티의 도움으로 위치를 옮겨가며 반격을 꾀한다. 결국 해결책은 센티널 개발 전이자 미스틱이 과학자들에게 잡히기 전으로 돌아가 막는 것. 가까운 시공간을 넘나드는 것과 달리 5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생 능력이 있는 울버린이 가게 된다. 자신의 처지를 비난하며 폐인이 된 찰스와 감옥에 갇힌 매그니토를 설득해야 하는데, 과연 다혈질 울버린이 해낼 수 있을지?





  요즘 헐리웃 히어로물의 트렌드는 여심을 흔드는 것일까? 토르2에서 로키가, 캡틴 아메리카2에서 버키가 여성들의 마음을 훔쳤다면 엑스맨 데오패에는 퀵실버가 있다. 엄청난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덕분에 울버린의 주먹을 피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퀵실버의 매력이 폭발하는 장면이자 데오패의 명장면 중 하나는 울버린과 찰스가 감옥에 있는 매그니토를 구출할 때 교도관들의 공격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는 장면이다. 자기가 어쩔 수 없이 나선다는 표정을 짓더니 고글을 끼고 귀에 이어폰을 꼽고 총알의 방향과 교도관들의 자세를 바꾼다. 결과는 퀵실버의 승. 장난끼 있는 얼굴과 자유로운 언행, 모든 것들이 퀵실버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결국 울버린은 분노에 가득찬 미스틱이 살인을 저지르는 것과 센티널이 탄생하는 걸 막는다. 엄청난 사명감과 무게감을 가득 부여했던 초반에 비해 순식간에 마무리된 느낌이었지만 뮤턴트들의 화려한 전투 장면으로 눈이 매우 즐거웟던 데오패. 영화가 끝나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울버린의 활약으로 기존에 흘러간 시간은 무효가 되어 죽었던 뮤턴트들이 살아나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게 되는 것. 엑스맨이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풀지 기대가 되면서도 무효가 됐다는 사실이 허무하면서도 황당하기도 하다. 열심히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이게 원래는 주인공의 꿈이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아마 서너편 정도 이야기를 풀다가 또 울버린이 과거로 돌아가면 될 것 같다. 스핀오프의 무한반복. 다 됐고, 다음편이나 어서 나왔으면.


  +) 최근 헐리웃에 중국 자본이 엄청나게 밀려오나보다. 데오패에 판빙빙이 등장하고, 울버린이 1973년으로 가는 출발지도 중국. 이제 익숙해져야 할 듯. 최근에 나온 트랜스포머4도 주요 전투지가 중국이니 말이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목 : 노예 12년(2013)

감독 : 스티브 맥퀸

출연 :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루피타 니옹 등

평점 : ★★★★

관람 : 2014년 3월 8일(토) 롯데시네마 평촌




  아카데미 시상식 예술작품상을 수상한 '노예 12년'. 더불어 '핫'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한다고 알려져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해 흥미롭기도 했다.





  노예 12년은 자유인인 '솔로몬 노섭'이 하룻밤 사이에 노예 '플랫'이 되어 12년 동안 노예로 살면서 벌어진 일을 다룬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 안타깝기만 하다. 이 영화가 단순히 누군가의 12년을 다뤘다기보다는 인생 전체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누군지 잊지 않아야 한다. 내 이름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잊으면 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주인공인 치히로는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기고 센이라는 새 이름을 받게 된다. 아마 내 기억에 유바바의 온천에서 일하게 된 치히로에게 하쿠는 절대 이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말이 지닌 속성대로 변한다. 이름도 그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한 마지막 희망.


  10년이년 강산이 변한다고 10년 넘게 노예 생활을 했으면 체념을 하고 남들보다 조금 더 똑똑하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노예로 나름 편한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마치 다른 노예들처럼. 그러나 노섭은 자유에 대한 갈망을 멈추지 않는다. 편지를 써서 자신이 자유인임을 알리려는 시도는 주인 에드윈에게 들켜 수포로 돌아가지만 절대 자유인으로서의 권리를 잊지 않는다. 주위에서는 아무리 플랫이라고 불러도 자신은 솔로몬 노섭이라고 말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노력을 하든 낯선 환경에 살아야 하는 상황이 닥치든 내가 누구인지, 이렇게 사는 이유와 목적을 잊지 않는다면 원래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삐끗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된다. 나는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된다. 그게 어디 비단 노예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이 세상에는 객체가 되어 목적을 상실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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