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겨울왕국(2013)
감독 :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등
평점 : ★★★
관람 : 2014년 1월 29일(수) 롯데시네마 안양
* 스포주의
디즈니의 ‘겨울왕국’이 개봉한 지 4개월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프로즌’이 더 익숙하다. 내가 겨울왕국을 처음 접한 건 작년 말에 갔던 미국 LA에서였다. 쇼핑몰에 있는 극장에 포스터 몇 개가 붙어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였다. 옆에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있었는데 아마 그게 겨울왕국이었던 것 같다. 같이 간 사촌동생에게 물어보니 새로 개봉한 애니라고 했다. 제목은 프로즌. 한국으로 돌아오는 전날 동생이랑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영화를 볼지 발 마사지를 받을지 고민했다. 동생은 프로즌을 보고 싶어했는데 내가 망설이니 만화인데 영어가 뭐가 어렵겠느냐고 했다. 겁이 나서 마사지를 받으러 가자고 했다.
집에 돌아오니 프로즌은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었다. 오랜만에 개봉하는 디즈니의 신작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공개된 주제곡이 좋았다. 우리나라의 영화명은 겨울왕국. 프로즌을 먼저 접한 나는 영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Frozen이라는 것을 ‘얼려진’ 등으로 옮길 수 없는 것도 이해하고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도 어려운 단어라는 것도 알지만 느낌이 덜 왔다. 그래도 중국의 ‘빙설대모험’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참고로 일본은 ‘안나와 눈의 여왕’이다. 참으로 일본스러운 제목이다.)
겨울왕국에는 엘사와 안나, 두 자매가 등장한다. 엘사에게는 사물을 얼리는 능력이 있다. 어릴 적 안나와 함께 눈사람도 만들고 눈 언덕도 만들어 재미있게 놀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실수로 엘사라 안나의 머리에 눈을 쏘게 된다. 어렵사리 건강을 되찾긴 했지만 엘사와 눈으로 함께 놀던 기억은 지워졌고 엘사 역시 자신의 능력을 말해서는 안 된다. 그때부터 엘사는 안나를 일부러 차갑게 대한다. 궁의 문도 열지 않는다. 급기야 자매의 부모까지 사고로 죽어 둘은 서로를 보듬어줘야 함에도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둔다.
엘사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뒤이어 왕위에 오르기 위해 대관식 날 몇 년 동안 닫힌 문을 열게 된다. 외부인을 처음 만나게 되어 신이 난 안나와는 달리 엘사는 어릴 적보다 강력해진 자신의 힘을 걱정한다. 무사히 대관식은 마쳤지만 사고가 터진다. 안나가 궁에서 만난 이웃나라 왕자 한스와 결혼하겠다고 언니에게 이야기한 것. 엘사와 안나는 언쟁을 벌이고 엘사의 장갑이 벗겨지면서 능력이 노출된다. 그 길로 엘사는 아무도 없는 산으로 떠난다. 왕국은 눈으로 뒤덮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나는 엘사를 찾으러 간다. 결국 자매는 갈등을 풀고 안나 역시 진정한 사랑인 크리스토퍼와 이어진다.
대한민국이 겨울왕국 신드롬에 빠졌었지만 스토리만 보면 빈약한 점도 있다. 꼬마 안나가 엘사의 방 문을 두드리며 귀엽게 부르는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고 엘사가 진정으로 자유를 만끽하며 부르는 'Let it go'에서 정점을 찍는다. 그러나 그 이후는 밋밋하다. 그럼에도 겨울왕국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좋은 노래 때문이기도 했지만 형제와 가족에 대한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정말 사랑한다면 새장 안에 가두지 말고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풀어줘라. 그러면 얼어붙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녹을 것이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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